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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인물/역사속 인물

[비람북스 인물시리즈] 전봉준 - 지지 않는 녹두꽃

by 서연비람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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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전봉준에 대한 전기와 평전, 연구 논문이 꾸준히 출판되고 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드라마가 방영되는 등 그에 대한 평가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국 규모 봉기였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그의 형형한 눈빛은 지금도 정의와 평등을 외치는 각종 모임에서 이 나라 국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우리의 정신을 이끌고 있다.


목차

머리말

1. 작지만 당찬 아이 녹두
2. 흔들리는 나라 울부짖는 백성
3. 녹두 장군, 화려한 비상
4. 사발통문
5. 고부의 횃불
6. 일어나면 백산 앉으면 죽산
7. 첫 승전보 황토재 전투
8. 총알 먹는 장태, 황룡강 전투
9. 전주성을 점령하다
10. 집강소, 지방자치의 첫걸음
11. 척왜(斥倭)의 깃발을 든 농민군
12. 공주에서 우금치까지
13.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다

소설 전봉준 해설
전봉준 연보
소설 전봉준을 전후한 한국사 연표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송재찬 지음

제주도 출생.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197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찬란한 믿음」 당선.
작품집에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 『돌아온 진돗개 백구』, 『주인 없는 구두 가게』, 『노래하며 우는 새』, 『이
세상이 아름다운 까닭』, 『하얀 야생마』, 『아버지가 숨어 사는 푸른 기와집』, 『나는 독수리 솔롱고스』, 『비밀 족
보』, 『우리 다시 만날 때』, 『네 잎 클로버』, 『제비야 날아라』 등이 있음.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방정
환문학상 등 수상.


책 속으로

흔들리는 나라 울부짖는 백성 p.24~25

청년 전봉준은 나라의 운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벌써 느끼고 있었다. 조정 벼슬아치들은 수구니, 개화니 하고 싸우고 백성들은 벼슬아치들의 등쌀에 견디기 힘들어 그들을 향한 원망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터질 것 같은 종기처럼 백성들은 불만을 가슴 가득 안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었다.
벼슬아치들이 함부로 백성을 괴롭히는 것은 정권을 잡고 있는 명성 황후 민씨와 그 척족 세력의 부정부패 때문이었다. 권력의 요직도 과거 시험도 모두 이들 손에 달려 있었다. 돈으로 벼슬을 사기도 하지만 돈 있는 사람을 찾아 억지로 벼슬을 떠안기고 돈을 갈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녹두 장군, 화려한 비상 p.31~32

전봉준은 그즈음 동학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나라에서 탄압하는 동학이지만 이제는 나라도 어쩌지 못할 정도의 큰 세력으로 자라 있었다. 그와 친분이 있는 손화중ㆍ김개남 같은 인물들이 이미 동학에 깊숙이 간여하며 지역 책임자인 접주로 활동하고 있었다.
동학은 1860년에 최제우가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나라와 백성을 구하겠다는 큰 뜻으로 창건한 민족 종교이다.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멸시와 차별을 받으면 안 된다.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새로운 세상을 세우자는 이념은 억압받고 차별받으며 사는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나라에서 금지하는 동학이지만 동학은 온 나라에 회오리처럼 번져 나갔다.

녹두 장군, 화려한 비상  p.41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농사짓던 차림으로 여러 명 떼 지어 들어오기도 했지만, 글깨나 한 것 같은 선비도 들어왔다. 옷차림을 제법 갖춘 사람도 있었으나 대개는 머리에 수건을 질근 묶은 농부들이 대부분이었다.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서 먼 길을 걸어온 노약자도 보이고 몽둥이며 칼을 숨겨 온 사람, 사냥으로 이름을 떨치던 포수도 있었다. 저잣거리를 기웃거리며 온갖 말썽을 부리던 무뢰배도 섞여 들어왔다. 그 모양은 가지가지였으나 마음만은 하나였다.
‘나도 동학 모임에 들어가서 사람대접을 받고 싶다. 동학에 들어가서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모두 이런 마음으로 모여든 사람이었다.

사발통문 p.53~54

“어디 그뿐이우? 제 아버지 송덕비 세운다고 있는 집, 없는 집할 것 없이 돈을 걷어 갔잖아.”
“맞아 그 생각하면 치가 떨려 공덕비는 무슨 공덕비야. 그 에비에 그 자식이지. 지가 뭐 잘했다고 공덕비야?”
“그때 걷어 간 돈이 1천 냥이 된답디다.”
사람들은 대동미의 착복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대동미는 나라에 바치는 세금을 쌀로 걷어 가는 것을 말하는데 농민들에게 걷어 갈 때는 좋은 쌀로 받고 나라에 바칠 때는 나쁜 쌀을 바치고 그 남은 돈을 슬쩍한 것이다.
“암튼 대단한 탐관오리요. 돈 모으는 데는 머리가 팽팽 돌아간다니까.”
“그냥 두어서는 안 돼요.”
“맞아요. 전창혁 어른을 죽인 그놈을 그냥 두어선 안 됩니다.”
조병갑을 몰아내야 한다는 여론은 물 끓듯 했다. 누가 선동한 것도 아닌데 고부 사람들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쳐졌다.
날씨는 점점 추워졌다. 그러나 조병갑을 몰아내야 한다는 사람들의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고부의 횃불 p.65~66

“여러분! 고맙습니다.”
타오르는 횃불을 높이 들고 전봉준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 녹두 장군이다!”
“전봉준 장군이다!”
사람들은 큰 함성으로 전봉준을 맞았다.
“이제 우리의 뭉친 힘을 보여 줄 때가 왔습니다.”
전봉준은 힘없는 백성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조정과 벼슬아치들, 조병갑의 잘못을 낱낱이 늘어놓았다.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마침내 전봉준의 입에서 기다리던 말이 터져 나왔다.
“우리는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이제 우리 힘으로 조병갑을 몰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당장 쳐들어갑시다.”
“우리에게서 불법으로 걷어 간 것을 찾아옵시다.”
사람들은 죽창으로 땅을 치기도 하고 주먹으로 허공을 치기도 하며 소리쳤다. 그들은 어제의 농부가 아니었다. 전봉준의 뜨거운 마음이 농기구와 죽창을 든 사람들의 마음으로도 흘러가 말목 장터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했다. 어느새 그들은 군대가 되어 있었다. 농민군이다.
“갑시다!”
“가요! 조병갑을 끌어내려요!”